아직도 이 음악을 들으면 월요병에 시달릴 것만 같은 옛날 분들 계시나요? 바로, 얼마 전 폐지되어 역사속으로 사라진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의 엔딩 음악인데요. 전성기에는 37.3%라는 엄청난 시청률을 자랑했지만 최근 설자리를 잃고 부진한 시청률 끝에 막을 내렸죠.

이처럼 시청률은 프로그램의 존속 여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입니다. 당연히 시청률이 높을수록 프로그램은 장수하고, 반대로 시청률이 낮을수록 빠른 종영을 맞게 되는데요.

그런데 우리의 상식과는 다르게 시청률이 나쁘지 않았는데도 종영을 맞이해야 해 안타까움을 샀던 프로그램이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어이없는 이유로 강제 폐지당한 예능프로 TOP3>에 대해 알아볼게요!

TOP 3. 스포츠 대작전

대한민국 최초로 ‘스포츠 구단 육성’ 프로그램을 표방하며 마니아층의 절대적인 인기를 받아왔던 KBS <스포츠 이야기 운동화 v2.0>의 부속 코너 <스포츠 대작전>!

전 프로게이머 홍진호, 배우 박철민, 스포츠 아나운서 정인영 등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들이 직접 단장이 되어 가상으로 팀을 꾸린 뒤 승부를 겨루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밤 12시라는 심야방송 핸디캡을 가지고 가상의 ‘판타지 스포츠’라는 국내에서는 낯선 장르를 시도하였는데도 두터운 고정 팬층을 형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농구, 야구편을 꽤 성공적으로 마치며, 다음 종목은 무엇일지 팬들의 기대감은 고조되어만 가고 있었는데… 그런데 팬들이 들어야 했던 소식은… 결방! 뿐만 아니라, 2015년 5월 17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아예 프로그램이 폐지되어버렸는데요.

시청률이 아주 높은 건 아니었지만 나름 스포츠 팬덤 내에서는 화제몰이에 성공하고 있던 터라, KBS 측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시청자들은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야구 팬 커뮤니티에 제작 중단 사유를 폭로하는 게시글이 올라오며 논란은 커졌습니다.

스포츠 대작전 제작진의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게시글 작성자는 “잠정 중단이 아니라 폐지가 맞다고 한다”며 그 이유에 대해 “편성쪽 높은 분이 말을 함부로 하는 술자리 같은 분위기가 마음에 안 든다고 폐지 결정을 했다더라”는 믿기 힘든 사실을 공개했는데요.

출연자 중 한 명이 사고를 친 것도 아니고, 화제성이 아예 없던 프로그램도 아니고… 고작 윗선의 개인적인 호불호를 이유로 잘 나가던 프로그램을 폐지하다니!

이 이미지는 대체 속성이 비어있습니다. 그 파일 이름은 3-60.jpg입니다

해당 게시글이 일파만파 퍼지며 네티즌들의 비난은 커졌고, 당시 편성 본부장이던 KBS 권순우 본부장이 그 사실을 인정하며 파장은 확산됐습니다.

제작 실무를 담당하는 KBS 내부의 반발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KBS PD협회에서는 “독단적 운영을 중단하고 최소한의 절차를 준수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죠.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시청자들의 목소리는 무시한 채, 사내 ‘높으신분들’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인 KBS! 가뜩이나 방송 트렌드에 뒤처져있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이후 KBS를 향한 민심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TOP 2. 궁민남편

2010년대 이후,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남자 연예인들의 결혼 생활과 육아를 다룬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유행처럼 쏟아져 나오며 시청자들의 피로감도 커진 바 있죠.

2018년 10월 첫선을 보인 MBC <궁민남편> 역시 등장 초반만 해도 다른 프로그램과 비슷할 것 같다는 반응을 자아내며 큰 관심은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궁민남편>은 예상과 달리, 기존의 결혼/육아 프로그램과 차별점을 자랑하며 어느덧 인기 프로그램의 반열에 올랐는데요. 다섯 명의 유부남 출연자들이 자아실현을 위해 매주 새로운 일에 도전 하는 점이 새롭게 다가왔기 때문이었죠.

초창기 시청률은 3~4%로 다소 미진했으나 출연자 개개인의 매력과 진정성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열게 된 이후에는 시청률이 두 배 이상 뛰며, 동시간대 방영되는 SBS <집사부일체>를 추월하는 등 경쟁이 치열한 일요일 오후의 위너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2018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는 ‘베스트 팀워크상’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까지 수상하며 더욱 승승장구 하리라는 기대를 모았는데요.

그런데 방송 8개월 만인 2019년 5월 12일, 갑작스럽게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의 신규 프로그램을 돌연 종영시킨 MBC측에 불만이 쏟아질 수 밖에 없었는데요. 그리고 MBC는 “애초에 30부작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며, 시즌제 계획은 전혀 없다”고 단호박 대답을 내놨죠.

그렇다 해도 인기가 뜨겁다면 연장을 논의할 법도 한데, 칼같이 폐지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미 예정돼 있던 신규 프로그램 때문이라는데요. 궁민남편의 상승세를 예상하지 못한 채, 당장의 낮은 시청률을 기준으로 다음 제작 일정을 결정해버린 것이죠.

그러나 이후의 프로그램 <가시나들>과 <끼리끼리>가 <궁민남편>보다 부진한 시청률을 기록하게 되면서 MBC의 안습한 안목은 또한번 도마에 오르고 말았습니다. 조금만 더 멀리봤으면, 장수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았을 수도 있는데 아쉬울 따름이네요!

TOP 1. 가족오락관

<가족오락관>은 1984년 처음 등장해 2009년까지 무려 1200회 방영된 한국 예능의 원조격인 프로그램인데요. 연예인 출연자들이 남성, 여성 팀으로 나뉘어 각종 퀴즈와 게임을 진행하는 버라이어티입니다.

<1박2일> <무한도전> <아는형님> 등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전성기 90년대 초중반에는 최고 시청률 35%를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예능의 아버지같은 존재시죠.

그러나 2000년대에 이르러 리얼 버라이어티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고 우리의 가족오락관은 올드하다는 서글픈 평가를 받으며 두자리였던 시청률이 6,7%대로 급감해버렸습니다.

이에, 가족오락관 제작진은 젊은 시청층을 사로잡고자 소녀시대, 카라 등 당대 인기 아이돌을 섭외하는 등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려 노력했고, 그 결과 시청률이 8%까지 상승하는 등 재도약의 기미가 보이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게 웬 날벼락 같은 소식?! 2009년 봄, 가족오락관 방영 시간대가 갑자기 오후 5시 10분으로 변경되어 버리는데요.

방영 시간대를 변경한 것에 대한 제대로된 예고 한 편도 없이 원래 시청률이 저조할 수 밖에 없는 이 애매한 시간대에 프로그램을 배치한 것은 사실상 폐지 선고와도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가족오락관>은 8%까지 상승했던 시청률이 반토막나며 폐지 수순을 밟게 됐는데요. 이에, KBS가 폐지를 위해 고의로 시간대를 변경했다는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방송국 높으신 분들이 폐지 명분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인기가 없는 시간대에 프로그램을 배치했다는 것이죠.

실제로 진행자 허참 씨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시청자들이 볼 수 없는 시간대로 옮겨놓고 시청률 운운하는 게 좀 그렇다”며 방송사의 납득하기 힘든 처사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가족오락관의 폐지를 한국 정통 오락 프로그램의 종말로 해석하기도 했는데, 다른 방송사도 아닌 공영방송 KBS에서 전세대를 아우르는 예능 프로그램을 너무 쉽게 없앴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러 OTT 서비스에 유튜브까지 등장하며 방송사의 입지가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어쩌면 그렇기에 더더욱 시청률에 집착하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충분한 고민의 여지 없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을 섣불리 폐지하는 건 제작진과 출연자는 물론 시청자들을 무시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요.

이제 윗선의 독단적인 지시로 프로그램의 존폐가 결정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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